우주를 떠올리면 흔히 최첨단 기술의 결정체를 상상한다. 하지만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이 발사되던 1957년의 우주 개발 현장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컴퓨터는 방 하나를 차지했고, 계산은 대부분 사람의 손과 머리에 의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소련은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우주로 쏘아 올렸고, 인류는 처음으로 지구 밖에 자신이 만든 물체를 띄우는 데 성공했다.
당시 위성은 사람이 계산하고, 사람이 설계하고, 사람이 통제하는 존재였다. 그러나 70여 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위성은 더 이상 단순히 사람이 던져 올린 물체가 아니다. 궤도를 유지하고, 스스로 상태를 점검하며, 이상 징후를 예측하고, 임무를 수행하는 주체가 되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AI가 있다.
이 글에서는 스푸트니크 1호에서 시작된 우주 개발이 어떻게 AI 중심의 시대까지 이어졌는지, 그리고 항공우주공학에서 인간의 역할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살펴보려 한다.

사람의 계산으로 날던 첫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는 직경 58센티미터, 무게 83.6킬로그램의 작은 금속 구체였다. 단순한 구조였지만, 당시 기술 수준을 고려하면 엄청난 도전이었다. 위성의 궤도 계산, 발사 시점, 로켓의 연소 시간까지 모든 과정은 사람의 손으로 계산되었다. 실수는 곧 실패로 이어질 수 있었고, 수정할 기회는 거의 없었다.
R-7 로켓 역시 마찬가지였다. 현재처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수천 번 테스트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실제 발사 자체가 실험이었다. 위성은 발사된 후 지구를 약 96분에 한 번씩 도는 타원 궤도를 유지했고, 3개월 동안 신호를 보내다 대기권에 재진입하며 사라졌다.
이 시기의 우주공학은 철저히 인간 중심이었다. 인간의 계산 능력, 경험, 감각이 기술의 한계를 결정했다. 다시 말해, 위성은 사람이 통제하는 물체였고 스스로 판단하는 존재는 아니었다.
생명체 실험과 인간의 한계를 드러낸 우주
스푸트니크 2호부터 시작된 동물 실험은 인간 중심 우주 개발의 한계를 분명히 보여준다. 구소련은 개를 우주에 보내 생존 가능성을 확인했고, 이후 점점 더 복잡한 실험을 진행했다. 스푸트니크 5호에서는 동물들을 무사히 귀환시키는 데 성공하며 유인 우주 비행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 과정은 매우 위험했고, 실패의 대가도 컸다. 생명체의 생존 여부를 직접 실험으로 확인해야 했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관점에서 보면 비효율적이고 잔혹해 보일 수도 있지만, 당시에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인간은 우주 환경에 대한 데이터를 거의 갖고 있지 않았고, 예측 능력 역시 제한적이었다.
이 시기 우주 개발은 인간이 직접 위험을 감수하며 한계를 넘는 과정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이 경험은 한 가지 사실을 분명히 드러냈다. 인간은 우주 환경을 완벽히 통제할 수 없고, 모든 변수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 한계는 이후 자동화와 지능화 기술이 필요해지는 계기가 된다.
위성은 언제부터 스스로 판단하기 시작했을까
컴퓨터 기술이 발전하면서 위성은 점점 더 많은 기능을 내부에 담기 시작했다. 단순히 신호를 보내는 장치를 넘어, 자세 제어, 궤도 보정, 전력 관리까지 수행하게 되었다. 하지만 초기에는 여전히 사람이 지상에서 명령을 내려야 했다.
AI의 등장은 이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꿨다. 현재의 인공위성은 궤도 이상을 스스로 감지하고, 태양전지판 각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며, 고장 가능성을 사전에 예측한다. 심지어 여러 위성이 하나의 네트워크처럼 협력하며 임무를 수행하기도 한다.
항공우주공학에서 AI는 단순한 보조 도구가 아니다. 인간이 계산하기 어려운 복잡한 궤도 문제, 연료 최적화, 실시간 의사결정을 담당한다. 위성은 더 이상 사람이 일일이 조종하는 대상이 아니라, 인간이 목표를 설정하면 AI가 방법을 찾아 실행하는 존재가 되었다.
이 변화는 단순한 기술 진보가 아니라, 우주 개발의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볼 수 있다.
우주를 쏘는 사람에서 설계하는 사람으로, AI가 위성을 운용하는 시대가 되면서, 항공우주공학에서 인간의 역할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로켓을 쏘아 올리는 능력 자체가 경쟁력이었다. 얼마나 큰 로켓을 만들 수 있는지가 국가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지표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로켓의 크기보다 중요한 것은 발사 이후의 운영 능력이다. 위성을 얼마나 오래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지, 얼마나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활용하는지가 핵심이다. 그리고 이 영역의 중심에는 알고리즘과 AI가 있다.
인간은 더 이상 모든 것을 직접 계산하고 통제하지 않는다. 대신 시스템을 설계하고, AI가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며, 전체 구조를 조율한다. 즉, 우주를 날리는 사람이 아니라, 우주 시스템을 설계하는 사람이 된 것이다.
1957년 스푸트니크 1호는 사람이 계산해 쏘아 올린 작은 금속 구체였다. 하지만 그 시작은 오늘날 AI가 주도하는 우주 시대의 출발점이기도 했다. 인간은 우주로 물체를 보내는 데서 출발해, 이제는 지능적인 시스템을 우주에 배치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항공우주공학에서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다. 인간의 한계를 확장하는 도구다. 사람이 목표를 정하고 방향을 제시하면, AI는 그 목표를 가장 효율적으로 달성하는 방법을 찾아낸다.
스푸트니크는 사람이 쐈지만, 지금의 위성은 AI가 날린다. 그리고 이 변화는 단순히 우주 기술의 진보가 아니라, 앞으로 인간과 기술이 어떻게 협력하게 될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